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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이건이는 저에게 네번째 아이입니다. 하지만 첫 아기입니다. 
저는 세 번의 유산을 했습니다. 그 아이들이 왜 일찍 가야만 했을까 생각을 해보면 어쩌면 이건이처럼 심장이 아파서 그랬나보다 싶습니다.
임신 12주에 시행한 정밀초음파를 볼 당시, 의사선생님께서 한참동안이나 말없이 초음파 화면을 보셨습니다. 전 이유도 모른체 원래 이런건가 보다 했습니다. 초음파가 끝나고 선생님께서 조심스럽게 아이 심장이 보통의 아이들과 달라보인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때 사실 저는 별 생각이 없었습니다. 이제 꼴랑 12주 된 아기인데 뭘 .. 앞으로 나아지겠지. 그런 단순한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주변의 사람들도 우리 아이도 심장에 구멍이 있다 그랬었는데 지금은 별탈없이 잘 크고 있어 하는 말들을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별일 아니겠거니 했습니다.
첫 정밀초음파를 하고 2주 후에 다시 한번 보자고 하셔서 검사를 받았는데 이번에도 같은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러면서 좀 더 큰병원을 가보는 것이 좋겠다고 하셨습니다.

큰병원에서 다시 한번 정밀초음파를 보았습니다. 그때 선생님께서 아이 심장에 대한 자세한 얘기를 해주셨습니다. 심장이 제대로 형성되지 못한 것 같고, 혈관도 문제가 있어 보인다고 하셨습니다. 이런 상태는 뱃속에서 나아지는 경우가 없으며 태어나자마자 수술을 해야 생존이 가능하다 하셨습니다. 그제서야 이게 보통 일이 아닌가보다 싶어졌습니다. 선생님께서 양산부산대병원으로 가기를 권하셨습니다. 소아심장을 잘 보시는 선생님이 계시다고 ..
양산부산대병원에 선생님이 계셔서 얼마나 다행인지 그게 아니었다면 출산하고 성치도 않은 몸으로 서울까지 오고갔을 테니까요 ..

친정엄마께서 정말 많이 속상해 하셨습니다. 세번이나 유산을 하고 어렵게 온 아이인데 심장기형이라는 것도 마음 아픈 일이지만 사실 엄마는 첫번째 아들을 심장문제로 18개월만에 하늘나라로 보내셨습니다. 저는 저보다 네살 많은 오빠가 있습니다. 그런데 그 오빠보다 또 네살 많은 오빠가 있었던거죠. 저는 만나보지도 못한... 실질적으로 저는 둘째가 아니라 셋째인 셈입니다.
엄마는 당신의 아픔이 딸에게도 똑같이 반복되는 것 같아 굉장히 마음 아파하셨고 지금도 그렇습니다.

의사선생님께 아이의 심장 상태가 뱃속에서 달라지는 경우는 없다라는 말을 들었지만 우리는 뱃속에서 나아져서 온전히 태어나는 기적이 있기를 기도했습니다. 기도 말고는 할 수 있는게 없으니까요.
의사선생님께서 어차피 뱃속에 있는 동안은 아무 문제도 없고 어떻게 해줄 방법도 없다고 .. 그러니 그저 마음 편히 가지고 맛있는거 많이 먹고 좋은데 많이 구경 다니다 출산하고 나서 생각하자 하셨습니다.
아이의 심장기형이 확실시 되고 참 많이 울었습니다. 너무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미 세 아이가 먼저 하늘나라로 갔는데 이번에 온 아이는 태어나자마자 아플거라니 하나님께 너무 서운하고 내 인생이 억울하다는 생각에 눈물이 났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주일말씀에 예수님께서 겟세마네 동산에서 십자가를 앞두고 하신 기도를 다시금 생각하게 하셨습니다. 땀이 피가 되도록 기도를 하시면서 이르시되 아빠 아버지여 아버지께는 모든 것이 가능하오니 이 잔을 내게서 옮기시옵소서 그러나 나의 원대로 마시옵고 아버지의 원대로 하옵소서 하시고 (마가복음 14:36)라고 하십니다. 그 말씀을 보고서 저도 같은 기도를 하게 되었습니다. 우리 아이 온전히 태어나게 해주시면 정말정말 감사하지만 하나님의 뜻대로 하시기를 그렇지만 그 상황들을 버텨낼 수 있는 힘을 주시기를 기도했습니다.
저를 아는 정말 많은 분들이 간절히 기도해 주셨습니다. 비록 우리 모두의 기도대로 온전히 태어난 것은 아니었지만, 하나님은 사람의 소원을 들어주는 램프의 지니가 아니니까요 .. 하나님은 하나님의 뜻을 이루실 뿐이고 우리는 그 뜻에 순종할 뿐이지요 ..

 이건이는 심장기형과 더불어 소장에도 문제가 있어 5월20일, 태어나자마자 장 수술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태어난지 딱 한달만인 지난 6월20일에 1차 심장수술을 하게 되었습니다. 다행히 경과가 좋아서 태어나면서 부터 하고 있던 인공호흡기를 지금은 뺀 상태입니다. 하지만 앞으로 2차, 3차 심장수술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사실 아이의 건강도 걱정이지만 금전적인 문제 또한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형편입니다. 수술이 한번으로 끝이 아니기 때문에 밀알심장재단의 지원이 저희에겐 절실한 상황입니다.
하나님께서는 감당할 수 있는 시험만 주신다고 하셨는데 이 시험을 감당할 힘을 밀알심장재단에서 더해 주신다면 정말로 감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이건이 엄마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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